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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짐 (Falling Down)

2025, 캔버스에 아크릴 (Acrylic on canvas)

145.5 x 97 cm


 세 번째였던가.

눈앞이 초록색 하늘로 덮였고, 지구의 머리털을 넘어뜨렸다.

밟혀도 다시 일어난다. 아니 오히려 강해진다.

주저앉을 이유가 있을까. 

넘어짐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숨을 고르고 다시 일어설 힘을 기르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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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던 넘어짐의 기억이 녹색의 비현실적 공간에 새겨진다.

몸을 낮춘 모습은 쓰러진 순간이 아닌 다시 일어서기 전,

숨을 모으는 과정이다.

넘어짐을 실패로만 규정하는 시선에

잔디가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리듬을 겹쳐본다.


멈춤을 두려워하는 사회의 속도에서는  금지된 동작이지만,

그 자세에는 가능성이 더 깊이 깃든다.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길 요구하는 시대에

껍데기만 남지 않기 위한 마지막 여백이다.


이 초록의 공간 속 인물은

고통의 순간과 회복의 빛 사이에 놓여있다.

그 여린 광채는 누구에게나 있었던 숨 고르기의 기억을 비춘다.


넘어진 자리에서 시작된 뿌리가 

언젠가 커다란 나무가 되어줄 테니

넘어져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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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서 (2000.10.11-)

202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공모전 대상

2024  제40회 무등미술대전 입선

2024  광주 비엔날레, 광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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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넘어짐을 이야기해주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