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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想念) thoughts. 2025
원사, 터프팅 기법
yarn and tufting
70 * 120 cm
이유빈 (LEE YUBIN)
2000.11.30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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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적 표현인 '상념에 잠기다', '상념에 빠지다'라는 말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이 비유가 물리적인 상태인 '물에 잠기다', '물에 빠지다'와 동일한 뉘앙스를 공유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생각이라는 것이 때로는 출구를 찾기 어렵고, 스스로 헤어나오기 힘든 '갇힘'의 상태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깊은 상념의 물결 속을 들여다보면, 고통과 괴로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다양한 감정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본 작업은 이처럼 모호하고 복잡한 내면의 깊이를 시각적으로 탐구하려는 시도이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상념을 실을 이용한 터프팅이라는 기법을 통해 구체적인 질감과 형태로 구현한다. 촘촘히 자리잡은 실들은 상념의 끊임없는 파동이자 물결이 된다. 실의 높낮이와 곡선을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잔잔한 듯 요동치는 내면의 깊이와 표면을 입체적으로 나타낸다. 관람객은 실이라는 부드러운 소재가 만들어내는 밀도와 굴곡을 통해, 상념의 경계와 깊이를 느끼게 된다.
작품의 중심에는 알 수 없는 형체로 웅크린 인간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상념의 물결이 잠겨있는 상태를 상징한다. 이 형체가 타의에 의해 갇혀있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세상과 상념의 고통을 외면하며 깊은 곳으로 잠기고자 하는 것인지 명확히 규정할 수 없다. 이 모호함은 상념의 본질을 반영한다. 때로는 자기 자신조차 그 상태를 온전히 이해하거나 명명할 수 없는, 복잡한 내면의 영역인 것이다.
이 작업은 비슷한 종류의 실을 사용했지만 터프팅과 커팅 기법을 달리하여 촉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상념은 '나'라는 하나의 재료로 이루어져 있지만, 발현되는 방식과 깊이에 따라 무한한 스펙트럼의 감각을 만들어낸다는 의도를 반영하고자 했다. 하단에 자유롭게 표현된 실타래들은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 무의식적으로 생성된 감정의 잔여물처럼 존재하여 사유의 여백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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